'청와대 시대 '다시 열린다'…"회복과 정상화 상징"
봉황기 게양·명칭도 '청와대' 환원 용산시대 끝…'구중궁궐 우려' 해소 숙제
청와대 시대가 오는 29일부터 공식적으로 다시 열린다.
2022년 5월 윤석열 정부가 대통령실을 용산으로 옮긴 지 약 3년 7개월 만이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29일 청와대로 처음 출근한다.
이에 앞서 이날 오전 0시에는 용산 대통령실에 걸려 있던 봉황기가 내려가고 동시에 청와대에 게양된다.
또한 봉황기는 한국 국가수반의 상징으로, 대통령의 주 집무실이 있는 곳에 상시 게양된다.
대통령실의 공식 명칭도 '청와대'로 환원된다. 업무표장(로고) 역시 과거 청와대 것으로 되돌아간다.
공식적으로 '용산 시대'가 끝고 '청와대 시대'가 시작되는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의 청와대 복귀는 12·3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 등으로 얼룩진 '용산 시대'와의 정치적 단절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는 의미가 크다.
이어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도 전날 노무현 재단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대한민국을 리부팅(재시작)하는 게 저희의 일이었다"며 "이제 부팅이 되기 시작하는 시점이고 청와대로 돌아오는 것이 회복과 정상화의 상징이 된 듯한 느낌이 든다"고 언급했다
다만 지리적 특성과 굴곡진 현대사의 영향으로 인해 과거 청와대가 민심과 유리된 '구중궁궐'이자 권위주의적 권력 작동의 핵심부로 비판받아 왔다는 대목으로 꼽힌다.
대통령실도 청와대로 복귀하면서 이런 문제를 해소화하기 위한 업무공간 구성에 많은 노력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대통령의 핵심 참모인 3실장(비서실장·정책실장·안보실장)의 사무실 또한 여민관에 있다.
특히 참모들이 '1분 거리'에서 긴밀한 소통을 가능케 함으로써 대통령과의 거리에 따라 업무의 부작용을 막고 효율적인 정책 수행을 가능하게 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강훈식 실장은 "대통령의 요청이 있었다"며 "참모가 지근거리에서 민심을 자꾸 들어야 한다는 인식을 (대통령이) 갖고 계신다"고 전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참모진에 청와대 본관을 보다 업무 효율적 공간으로 탈바꿈하는 것을 검토하라고 지시했으나 구조 변경이 여의찮아 대통령의 주 집무실을 옮기기로 했다고 강 실장은 설명했다.
다시 시작된 청와대 시대가 얼마나 지속될지는 미지수다.
이재명 대통령이 임기 내에 집무실을 세종으로 옮기겠다는 의지를 많이 보여 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대통령은 주변에 "퇴임은 세종시에서 할 수도 있겠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강 실장은 유튜브에서 새 정부 출범 후 가장 고난도 과제로 꼽혔던 한미 관세협상의 뒷얘기를 전하기도 했다.
강훈식 실장은 "(지난 8월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의 압박은 상상을 할수없을 정도였다. 미국의 요구는 일본과 같은 양식에 서명하라는 것이었다"며 "그렇지 않으면 한미 정상회담은 안 될 것이라는 게 마지막으로 통보받은 것이였다"고 말했다.
이후 참모진은 아예 미국에 방문하지 못하는 시나리오까지 검토했으나 이후 일본 방문 중 미국 측으로부터 정상회담에 응하겠다는 의사를 전달받았다는 게 강 실장의 설명이다.
한편 강 실장은 대전·충남 통합 추진이 자신을 위한 것이라는 야권의 주장에 대해서는 "대전시장과 충남도지사가 먼저 통합선언을 했고 시도의회도 했다"며 "국민의힘 의원 45명이 법안을 발의했는데 그 모두가 저를 위해서라고 하니까 당황스럽긴 하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대통령실은 누구를 만들려고 하는 수준으로 대한민국을 끌고 나가지 않는다"며 출마설에 대해 "그런 생각을 아직 해본 적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