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6-06-11(목)
 

 

지난달 34년 만의 판례 변경 이후 첫 대법 무죄 확정 판결
문신사 "범법자 될 우려에 힘들게 버텨…힘과 희망 되기를"

 

 

3.jpg
[대한문신사중앙회 제공=연합]

 

 

의료 면허 없이 눈썹·헤어라인 등 미용 문신 시술을 했다는 이유로 재판에 넘겨진 미용업 종사자가 11일 무죄를 확정받았다.

지난달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34년 만에 비의료인의 문신 시술이 불법이 아니라는 취지로 판례를 변경한 이후 나온 첫 무죄 확정 판결이다.

대법원 3부(주심 노경필 대법관)는 11일 보건범죄단속법 위반(부정의료업자)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미용사 최소윤(41)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최씨는 2019년 충북 청주의 한 미용업소에서 눈썹, 헤어라인 등을 바늘로 찔러 색소를 입히는 반영구 화장(문신 시술)을 한 혐의로 기소됐다.

비의료인이 '의료행위'인 문신 시술을 했다는 혐의다. 앞서 대법원이 1992년 눈썹 문신을 '무면허 의료행위'로 판단하면서 비의료인의 문신 시술은 처벌 대상이 돼왔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일부 하급심에서 문신에 대한 사회적 인식 변화를 고려해 비의료인의 문신·반영구 화장이 불법이 아니라는 판결을 잇달아 내놓았다.

최씨 역시 1·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1·2심 재판부는 눈썹·헤어라인 문신시술을 두고 '질병의 예방·진찰과 치료, 보건지도의 목적'이 있다거나 '의료인이 하지 않으면 보건위생상 위해가 생길 우려가 있는 행위'로 보기 어렵다며 "의료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판단을 내놨다.

검사가 판결에 불복해 사건은 2023년 9월 대법원에 접수돼 심리를 이어왔다.

그러던 중 지난달 21일 대법원 전합은 문신사들의 서화(레터링)·두피 문신 사건에서 비의료인의 문신 시술을 '무면허 의료행위'로 처벌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이 1992년 내놓은 '문신=의료행위' 판례를 34년 만에 변경한 것이다.

전합은 "의료행위란 진찰·처방 등을 시행해 질병의 예방 치료를 하는 행위, 의료인이 하지 않으면 보건위생상 위해가 생길 우려가 있어 의학적 전문지식에 기초한 시행·관리가 필요한 행위"라며 "문신 시술은 의료행위가 아니다"라고 판시했다.

나아가 "문신은 더 이상 일부 집단의 전유물이 아니라 일반인이 자연스레 접할 수 있는 문화로 자리 잡았고, 다양한 사회·문화적 의미를 담고 있다"며 시대 변화를 인정했다.

문신 시술을 하려는 사람의 직업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 문신 시술을 받으려는 사람의 행복추구권, 표현의 자유 등 헌법상 기본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점도 짚었다.

그러면서 하급심에서 벌금형이 선고됐던 문신사들 사건을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했다.

문신사 단체인 대한문신사중앙회 회원들은 이번 사건 하급심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법원 앞에서 무죄 판결 촉구 집회를 열고, 탄원서 작성 운동도 벌이는 등 함께 대응해왔다.

임보란 대한문신사중앙회 회장은 "이번 사건은 서화 문신이나 두피 문신과 달리 미용 문신과 관련된 사건이라 더욱 큰 의미를 갖는다"고 짚었다.

판결 당사자인 최씨는 "2019년 신고당한 뒤 7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범법자가 될지 모른다는 두려움과 불안 속에서 힘들게 버텨왔다"며 "이번 판결이 전국 원장님들께 큰 힘과 희망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최씨를 변호한 손익곤 변호사(법무법인 인사이트)도 "긴 시간 억울하게 전과자가 되고 생업을 잃은 분들, 그런데도 포기하지 않았던 분들이 계시기에 오늘이 가능했다"며 "앞으로 우리 사회가 집단의 이기나 타인의 시선보다는 개인의 행복과 자유에 좀 더 가치를 두는 사회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태그

전체댓글 0

  • 14711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대법 "무면허 의료행위 아냐"…'비의료인 눈썹 문신' 무죄확정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