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실베이니아서 방산 투자 발표하며 美해군력 증강 강조…"함정 많이 필요"
해외 선박 구매 위한 행정적 조치 나설지 주목…한화디펜스USA CEO도 참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미군의 해군력 증강을 위한 한국과의 조선 협력을 거론하면서 미국 밖에서 군함을 구매할 수 있다는 뜻으로 읽힐 수도 있는 언급을 했다.
지난달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이재명 대통령에게 군함 10척을 빠르게 건조해줄 수 있는지 문의했던 것과 맞물려 한미 조선 협력에 속도가 붙을 수 있도록 자체적 조치에 나설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펜실베이니아주 육군전쟁대에서 열린 '국방혁신서밋' 행사에 참석, 미 해군력 증강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우리는 아마 한국과 다른 지역에서 오는 기업들 몇몇을 살펴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은 우리와 선박(건조)에 있어 협력하고 있다"면서 "지역 밖에서 만들어진 일부 선박도 구매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해군을 위해 함정이 많이 필요하다"면서 "우리 함정들은 노후화하고 있고 우리는 손을 뗀 상태였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 중 '지역 밖에서 만들어진 일부 선박'이 미국 밖에서 건조된 선박을 지칭한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그러나 지난달 G7 정상회의에서 이 대통령에게 "미국 군함 10척을 빠르게 건조해줄 수 있느냐"고 했던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으로 미뤄 볼 때 미국 밖에서 군함을 건조하는 방안을 염두에 두고 한 발언일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도 지난 9일 트럼프 대통령의 군용 선박 요청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이) 일단 한국에서 건조하는 것도 배제하지 않는 것 같은 인상을 받고는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우리는 아름답고 유서 깊은 필라델피아 조선소에서 대규모 국가안보다목적선박(NSMV) 두 척을 만들 것"이라면서 관계자들을 만났고, 15억 달러 규모라는 언급도 했다. 한화 필리조선소가 수주한 사업을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많은 선박이 거기서 만들어질 것"이라면서 미국에 와서 선박을 건조하는 기업들과 별도로 선박을 구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도 했다.
미국은 번스-톨레프슨법으로 해군 함정의 외국 건조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한국 정부와 조선업계는 트럼프 대통령이 행정적 권한을 활용해 미 해군 함정의 한국 건조를 예외적으로 허용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한미 양국은 3천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가운데 1천500억달러를 조선 협력에 투입하기로 합의한 상태다. 이달 23일에는 워싱턴DC에 한미조선협력센터가 문을 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 중 펜실베이니아주에 100억 달러 규모의 신규 방산 투자를 발표하면서 4천개 넘는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펜실베이니아의 노동자들은 미국이 역사상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나라로 유지되게 하는 선박과 잠수함, 트럭, 무기, 산업을 일궈낼 것"이라고 부연했다.
펜실베이니아는 대표적인 경합주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펜실베이니아를 방문해 신규 방산 투자 계획을 발표한 것도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표심을 의식한 행보로 분석된다.
이날 행사에는 미국 유수의 방산·투자업체 대표와 함께 마이클 쿨터 한화디펜스USA 최고경영자(CEO)도 참석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 기업의 조선 역량에 가진 관심의 방증으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쿨터 CEO는 "오늘 대통령이 발표하신 레이더 함정을 건조할 기회에 매우 감사드린다"면서 "이 함정들은 미사일 위협으로부터 국토를 방어하는 데 핵심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의 우리 조선소는 일주일에 한 척 정도의 선박을 건조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이 능력을 필라델피아로 이전할 계획을 갖고 있다"며 한화 필리조선소의 조선 역량을 부각했다.
행사에는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과 댄 케인 합참의장,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CEO, 짐 타이클릿 록히드마틴 CEO, 켈리 오트버그 보잉 CEO 등도 참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제너럴다이내믹스의 대니 딥 회장을 소개하면서는 "전 세계에서 가장 대단한 잠수함을 만드는 곳"이라며 "그저 좀 빨리 만들어야 한다. 더 빨리 만들어줄 수 있느냐. 좀 더 속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략자산의 생산이 생각만큼 신속하게 이뤄지지 못하는 현실에 대한 답답함을 토로한 것으로 관측된다. 이란과의 전쟁 과정에서 미국 무기가 빠르게 소진된 데 비해 비축 속도는 더딘 상황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