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6(화)
 
[법률검찰신문,경찰타임즈] 지난 1월 울산 남구 복지지원과에 OO병원 관계자가 전화를 걸었다. “외래환자인 30대 A씨가 치료가 끝나고도 가지 않고 간호사를 계속 쳐다보거나, 진료일이 아닐 때도 병원에 와서 원장실·진료실에 난입하는 등 이상 행동으로 불안감을 조성하고 있다. 정신과 치료가 필요해 보이지만 그럴 경제적 여유가 없어 보인다.”는 것이었다.

이에 남구 복지지원과 갈도원 고난도사례관리사가 A씨를 찾아가 초기상담을 했다. 그의 집에는 살림살이가 없었고 장롱이 벽 쪽으로 돌려져 있었다. 이불 없는 매트리스와 옷 2벌이 전부였다. 아버지가 어릴 때 돌아가신 데다 어머니와도 연락이 끊긴 채 실직상태로 건강보험료 및 월세 체납, 식비 부족 등으로 생계유지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상담에는 협조적이었으나 상황에 맞지 않은 언행으로 정상적인 대화가 불가능했고, 상담자에게 성희롱까지 했다. 정신과 치료권유에는 “지금 행복하다. 취업만 되면 모든 게 해결될 것”이라며 강하게 거부했다.

남구는 A씨에게 우선 주거급여를 신청해 주고, 긴급 생계비·주거비로 115만여원을 지원했다. 연락수단이 없어 관할 동 행정복지센터 보건복지팀과 함께 수시로 찾아가서 안부를 확인하고 식료품을 지원했고, 계속 치료를 권유했다. 남구정신건강복지센터와 연계해서 정신건강 상태도 모니터링했다.

그러던 중 그가 어떤 여성을 스토킹하다 벌금형을 선고받은 이력이 확인됐고, 폐가에서 잠을 자거나 행정복지센터 화장실에서 샤워와 빨래를 하고, 지나가는 사람에게 혼잣말을 하는 등 이상 행동을 보여 본인과 타인의 안전이 우려되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이를 계기로 고난도사례관리사가 적극적으로 설득한 지 3개월 만에 그는 “치료를 받아보겠다”며 입원에 동의했다.

A씨는 ‘양극성 정동장애(情動障碍)’라는 진단을 받고 2개월 째 입원치료 중이다. 남구는 그에게 근로능력평가를 받게 한 뒤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 보장받을 수 있게 도울 계획이다. 또, 치료비를 지원하고 퇴원 후 약물 모니터링 등을 하기로 했다. A씨는“치료가 끝나면 산업디자인회사에서 일하고 싶다. 그날까지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겠다. 남구 희망복지지원단에 감사한다”고 마음을 전했다.

갈도원 고난도사례관리사는 “대상자가 자신의 병을 인식하지 못하고 치료를 완강히 거부해 개입이 쉽지 않았으나 끈질긴 설득 끝에 입원을 결심했다. 입원 치료를 받아들이기까지 힘들었을 텐데 힘든 결정을 해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남구 희망복지지원단 관계자는 “복지사각지대의 잠재적 정신질환군을 조기 발견하고, 통합·체계적 맞춤형 보건복지 서비스를 통해 정신건강에 따른 사회 문제를 줄이는 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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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재적 정신질환 30대에게 희망 갖게 해 준 울산남구 희망복지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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