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5-05-09(금)
 

 

가난한 이들의 겸손한 수호자였던 프란치스코 교황이 부활절 다음 날인 21일 선종(善終) 했다. 2013년 3월 역사상 첫 남미(아르헨티나) 출신으로 266대 교황에 선출돼 즉위한 지 12년 만이다.

 

그는 선종 전날까지도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에 모인 신자들 앞에 모습을 드러내며 부활절 축하의 인사를 건넸다. "교전 당사자들이 전쟁을 중단하고 인질을 석방하기를, 굶주리고 평화로운 미래를 열망하는 국민들에게 도움을 주기를 호소한다" 는 부활절 메시지는 전쟁과 분쟁으로 지친 세상에 남긴 교황의 마지막 당부가 됐다.

 

교황청은 폐렴과 그 합병증으로 오랜 기간 투병해오던 교황이 21일 오전 7시 35분 세상을 떠났다고 발표했다. 케빈 패럴 교황청 평신도가정생명부 장관은 "오늘 아침 로마의 프란치스코 주교(프란치스코 교황) 께서 성부(聖父·하느님) 의 집으로 돌아가셨다. 그의 전 생애는 주님과 교회를 섬기는데 헌신했다" 며 교황의 선종을 알렸다.

 

지난 2월 기관지염에 이은 폐렴으로 입원했던 교황이 지난달 퇴원했지만 갑작스럽게 선종 소식이 전해지며 많은 이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교황의 유언에 따라 그는 바티칸이 아닌, 로마 시내의 산타마리아 마조레 대성전(성 마리아 대성당) 에 안장될 예정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즉위 후 첫 외부 방문지로 선택했을 만큼 애착을 보였던 장소다. 선종한 교황이 바티칸 밖에 묻히는 것은 드문 일이다.

 

 

바티칸 교황청. 2014.10.17.

 


검소한 언행과 온화한 서움으로 하느님의 말씀을 전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한국과도 인연이 각별하다. 교황 즉위 후 세 번째 방문지로 한국을 선택해 2014년 8월 서울·대전을 찾아 가까이서 신자들을 만났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나 꽃동네 장애인 등 고통받거나 소외된 이들을 마주하며, 한국 사회가 고통과 시련을 겪을 때마다 위로의 힘을 불어 넣어줬다.

 

서울 공항을 통해 입국한 교황이 경차를 타고 달리며 웃으면서 손을 흔드는 모습은 소박한 종교 지도자의 따뜻한 모습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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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 선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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