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0.8% 유지…내년엔 1.6% 전망
소비·수출 증가율 상향조정…건설투자는 -8.1% 감소세 전망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2일 발표한 '2025년 경제전망 수정'을 통해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0.8%, 내년에는 내수가 완만하게 회복되면서 1.6%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KDI는 먼저 우리나라의 경제 상황을 짚어봤다.
최근 우리 경제는 지난해 이후의 둔화 흐름에서는 벗어났으나 여전히 낮은 성장세에 머무르고 있다.
2분기 국내총생산은 수출 개선, 기저효과 등으로 전기 대비 0.6% 늘었으나, 전년 동기 대비로는 0.5%의 낮은 증가율에 그쳤다.
경제활동별로는 제조업이 소폭 개선됐으나, 서비스업이 낮은 증가세에 머물렀고 건설업도 위축된 모습을 나타냈다.
내수의 부진이 지속되고 있으나 경기부양책과 소비심리 회복으로 소비 여건은 개선됐다.
건설투자의 극심한 부진이 지속되고 있고 설비투자의 증가세도 조정되고 있으며, 민간소비도 낮은 증가세에 머물렀다.
하지만 대출금리 하락세가 이어지고 제2회 추경이 편성되면서 소비 여건이 개선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소비심리도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관세정책에 따른 통상 여건 악화에도 불구하고 수출은 반도체경기 호조세에 따라 증가세가 확대됐고, 내수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교역 조건이 개선되면서 경상수지는 대규모 흑자 추세를 이어갔다.
물가상승세는 안정된 흐름을 보이고 있으며, 취업자 수는 정부 일자리 사업의 영향을 크게 받는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완만한 증가세를 나타냈다.
최근 미국과 주요국 간의 무역협정이 체결되면서 통상 불확실성이 일부 완화됐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봤으며, 미국의 실효 관세율도 KDI 5월 전망이 이뤄졌던 5월 12일의 16.4%와 크게 다르지 않은 17.7%의 높은 수준에 머물렀다.
관세 인상의 효과가 파급되면서 미국의 인플레이션 상승과 고용 둔화가 가시화하고 있으며, 지정학적 위험에 따른 공급 우려로 국제유가는 다소 상승했다.
KDI는 이어서, 2025~2026년 국내경제를 내다봤다.
올해 건설투자 부진으로 0.8%의 낮은 성장률을 기록한 뒤 내년에는 수출 부진에도 불구하고 내수가 완만하게 회복되면서 1.6%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소비와 수출 증가율은 상향 조정했으나, 건설투자 증가율은 하향 조정하면서 연간 성장률은 기존 전망 수준을 유지했다.
민간소비는 금리 하락세와 소비부양책 등으로 하반기 이후 부진이 완화되면서 올해와 내년에 각각 1.3%, 1.5%로 증가세가 확대될 전망이다.
제2회 추경을 반영해 올해 민간소비 증가율을 상향 조정했다.
설비투자는 대외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금리 하락세와 반도체경기 호조세가 유지되면서 올해와 내년에 각각 1.8%, 1.6% 정도의 완만한 증가세를 유지할 전망으로, 기존과 유사한 수준이다.
건설투자는 고금리 시기에 부진했던 건설수주가 반영되면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8.1%로 감소세를 보이겠으나, 건설수주의 회복이 점차 반영되면서 내년에는 2.6% 정도 증가하며 부진이 완화될 전망이다.
상반기 건설투자가 기존 전망을 밑돌았는데 이는 부동산 PF 시장 정상화 지연, 대출 규제 강화, 건설 현장의 안전사고 여파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추정된다.
KDI는 이러한 요인들을 감안할 때 건설투자 회복이 기존 예상보다 지체될 것으로 생각돼 올해 건설투자 증가율을 상당 폭 하향 조정했다.
수출은 미국의 관세 인상에 따라 지난해보다 증가세가 크게 둔화하면서 올해와 내년에 각각 2.1%, 0.6% 정도 증가할 전망이다.
관세 인상의 부정적 영향이 하반기 이후 본격화하면서 상품 수출은 올해와 내년에 각각 1.2%, 0.2% 정도 증가하는 데 그칠 전망이다.
이는 기존 전망보다는 개선된 수치로, 글로벌 반도체경기 전제를 상향 조정했으며 선제적 수출 효과가 기존 전망보다 크게 나타난 점을 반영해 올해 상품수출 증가율을 1.6%p 상향 조정했다.
경상수지는 대규모 흑자 추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반도체의 대외 수요가 예상보다 높고 이에 따라 반도체 가격이 상승하며 교역조건이 개선돼 경상수지 흑자 폭을 기존 전망보다 140억 달러 정도 상향 조정했다.
소비자물가는 낮은 경제 성장세에 따라 상승세가 다소 둔화할 전망이다.
유류세와 공공요금의 인상에도 불구하고 수요 압력이 낮게 유지되면서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2.3%에서 올해와 내년에 각각 2.0%, 1.8% 정도로 성장세가 둔화할 전망이다.
근원물가 상승률도 올해와 내년에 지난해보다 낮은 1.9% 정도로 예상된다.
인구구조 변화와 낮은 경제성장세로 취업자 수 증가 폭은 지난해 16만 명에서 올해 15만 명, 내년 11만 명 정도로 축소될 전망이다.
기존 전망보다 정부 일자리 규모와 고용과 밀접한 민간소비 전망이 상향 조정돼 올해 취업자 수 증가 폭을 6만 명 상향 조정하고 실업률은 소폭 하향 조정했다.
KDI는 이와 함께 위험요인도 분석했다.
미국과 주요국 간의 통상 갈등이 격화되면서 대외 수출 여건이 악화할 가능성이 있음을 언급했다.
미국이 비교적 높은 관세를 부과하고 있는 중국, 브라질, 인도 등과의 통상 갈등이 격화되면서 글로벌경기가 크게 둔화할 수 있고, 반도체 관세가 큰 폭으로 인상되면 우리 수출에도 작지 않은 하방 위험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대만과 아세안 등에서 우리 반도체가 중간재로 활용되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주요 반도체 교역국에 대한 반도체 관세 인상도 우리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대내적으로는 부동산 PF 시장 정상화가 지연되면서 건설투자의 회복이 지체될 가능성도 있고, 건설투자 부진이 건설업체의 재무건전성 악화로 이어지면서 공사 진행에 차질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