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6(화)
 
서울시청
[법률검찰신문,경찰타임즈] 대부분의 선거에서는 선거가 끝난 후 캠프인사들을 놓고 논공행상이 일어난다. 당선자로서는 승리에 기여한 이들에 대한 적절한 보상이자 우호적 인사 기용으로 향후 행보에 든든한 지원군을 확보하는 수단인 반면, 때로 능력과 신뢰를 무시한 무분별한 나눠먹기 인사라는 비판에 직면하기도 한다.

오세훈 시장의 취임 이후 서울시 산하기관장 인사를 둘러싼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오세훈 시장은 지난 1일 서울디자인재단 이사장에 권영걸씨를, 대표에 이경돈씨를 임명했다. 이들은 과거(오세훈 시정 1기) 서울시 디자인총괄본부 재직 당시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와 한강르네상스 사업을 주도했다.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건’ 가담 의혹으로 비판받고 있는 세종문화회관 안호상 대표 역시 ‘그때 그 시절’ 오세훈 시장 사람이다.

2013년 동아일보와 건축 전문 월간 SPACE가 건축 전문가 1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광복 이후 지어진 최악의 현대건축물’ 설문조사에서 DDP는 5위에 이름을 올렸다. DDP는 시작부터 동대문 특유의 역사성과 정서를 고려하지 않은 채 국제적 명성에만 기댄 설계 선정으로 혹평을 받았다. 공사기간 중에는 잦은 설계변경으로 당초 1,593억 원으로 계획되었던 사업비가 5,049억 원까지 늘어나고, 공사과정에서 다수의 문화재가 발굴되면서 졸속·전시행정 논란이 끊이질 않았다.

한강르네상스 사업은 수요예측이나 경제적 타당성 등이 부풀려진 용역 보고서로 2011년 감사원의 지적을 받았다. 세빛둥둥섬으로 민간사업자에게 부당 이득을 준 의혹과 경제성이 없는 올림픽대로 입체화 사업을 추진해 공사비 89억 원을 낭비한 점도 밝혀졌다. 세빛둥둥섬은 2013년 설문 조사에서 최악의 현대건축물 3위로 선정되기도 했다.

특유의 고인물 인사, 회전문 인사, 코드 인사로 서울시 산하 공공기관을 사조직화 한다는 비판을 받아온 오세훈 시장이 이번에는 캠프 출신 문혜정 전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을 서울시50플러스재단 대표에 임명했다. 전문성과 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전형적인 보은인사에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대표의원 조상호, 서대문4)은 깊은 유감을 표명하는 바이다.

서울시50플러스재단은 사회공헌일자리 창출, 시니어 일자리 생태계 조성, 맞춤형 노후준비 종합서비스를 총괄하는 서울시 출연기관이다. 100세 시대 진입을 앞둔 50+세대에 있어 중요한 생애전환기를 함께 준비한다. 재단의 대표는 사회적 책무에 대한 깊은 이해와 넓은 시각, 고도의 전문성을 갖추어야 한다. ▲SBS 공채1기 전문MC ▲여의도연구원 부원장 ▲새누리당 부대변인의 경력을 내세운 신임 대표가 과연 서울시 인구의 23%를 차지하고 있는 50+세대의 새로운 인생설계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은 걱정과 우려를 감출 수 없다.

논공행상도 분명한 원칙이 있어야 한다. 사회구성원 다수가 인정하는 적합한 능력과 자질을 겸비한 인사가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를 통해 임명이 된다면 캠프출신이라고 해도 전혀 문제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불행히도 극우 유투버 경력의 메시지 비서관, 강철원 민생특보, 문혜정 50플러스재단 신임대표로 이어지는 오세훈 시정의 인사는 전문성과도 공정성과도 거리가 멀어 보인다.

“친정권 성향의 낙하산 인사들이 정부 부처 산하 공공기관을 장악했다”며 현 정부의 인사를 캠코더(대선 캠프·코드·더불어민주당) 인사라고 폄하하고 비아냥거린 시장 후보시절 페이스북 글은 어쩌면 당선 후 시정에 대한 예고이자 ‘첫날부터 능숙하게’ 캠프·코드인사를 실천하겠다는 결초보은의 자기고백이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최근 국정감사에서 임이자 의원(국민의힘)이 “전문성과 경영, 감사능력을 갖춘 인물이 선임돼야 하지만 캠코더 인사를 꽂아 공공기관 운영에 차질을 빚고, 국민 부담만 커지게 된다” 고 했던가? ‘캠코더’를 ‘오세훈 사단’으로, ‘국민’을 ‘시민’으로 바꾸어 곱씹고 또 곱씹어 볼 일이다.

오세훈 시장은 이제라도 직책에 걸맞는 전문성과 도덕성, 절차적 정당성 어느 하나 갖추지 못한 공공기관장 나눠먹기 인사를 당장 중단하고,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를 통한 전문 인재 등용으로 정상적인 시정운영을 도모해야 한다.

오세훈 시장은 남의 허물은 침소봉대하고, 나의 허물에는 내로남불로 일관하면서 서울시민들에 깊은 실망감을 안겼다. ‘내 사람’이 될 때까지 절차도 원칙도 무시한 ‘적격자 없음’이라는 몽니를 부리며 시정공백을 자초하는 행태에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은 서울시정의 동반자로서 참담함마저 느낀다.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은 합리적이고 균형된 시각으로 인재를 기용함으로써 당면한 서울시의 과제를 조속히 해결하고 서울시민의 삶을 어루만지는 정책개발에 매진해 줄 것을 오세훈 시장에게 다시 한 번 강력히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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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의회 ‘능숙하게’ 은혜 갚는 오세훈 시장? 서울시50플러스재단 대표 임명은 전형적인 보은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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